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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냐   Sunday, 07-05-13 ( 1800h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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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other's house, my father's house


▲ My mother's house, my father's house / By C.B.Christiansen, Illustrated by Irene Trivas / Puffin

여기 한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일주일을 반으로 갈라 엄마네 집과 아빠네 집을 오고 가며 산다. 월·화·수·목요일은 엄마와 함께, 금·토·일요일은 아빠와 함께. 소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서술해 간다. 또 엄마와 아빠네 집을 오가는 소녀가 여행가방을 챙겼다가 풀었다, 다시 챙겼다가 푸는 장면을 우리는 계속 보게 된다. 소녀의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 독자는 소녀의 엄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빠는 어떤 일을 즐겨하는지, 엄마네 집엔 무엇이 있는지, 아빠네 집은 어떻게 생겼는지 따위를 알게 된다. 엄마는 운동을 좋아하고, 아빠는 도서관에 가는 걸 좋아하고, 소녀를 아빠네 집으로 데려갈 때 엄마는 자가용을 운전해 데려가고, 아빠는 엄마네 집으로 데려갈 때 버스를 타고 간다. 그리고 소녀는 학교에 갈 때 자전거를 탄다.

마지막 부분에서 소녀는 이다음에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가족이 생겼을 때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를 이야기해 주는데 이 부분에서 가슴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다. 어른이 된 소녀가 살게 될 집에는 온갖 예쁜 가구들이 놓이게 되지만, 그곳에 단 하나 없는 게 있다. 다름 아닌, 여행가방(suit cases).  엄마와 아빠네 집을 오가며 일주일에 두 번씩 여행가방을 챙겨야 하는 일이 소녀의 마음에 큰 상처라는 걸, 그 담담한 어조 속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소녀와 엄마 아빠, 그리고 그들의 집과 일상을 곱고 예쁘게 그려내고 있는 수채화, 그와 함께 소녀가 들려주는 잔잔한 자신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 한구석이 시려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세상이 바뀌어 감에 따라 '가정'의 의미도 21세기형으로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엄마나 아빠 혼자 이끄는 가정, 할아버지 할머니나 손자 손녀로 이루어진 가정, 소년 소녀가 가장으로 생계를 이끌어 가는 가정,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독신녀 가정, 독신남 가정. 심지어 여자끼리 혹은 남자끼리 '결혼'해 이룬 신개념의 가정. 시대가 변하면 사람의 생각도 따라 변해야 하는데 어찌나 그 변화가 빠른지 속도를 맞춰가는 것이 참 힘겨운 세상이 되었다. 세상이 어찌되어도 변하지 않는 하나, '행복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도 살맛나게 된다는 것일 게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지 않았어도 어떤 이유에서건 떨어져 사는 집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그림책으로 엿보는 아이들의 속마음이 절절히 와 닿는 건 나만이 아닐 듯하다. '행복'이 별거 아닌데… 생각해 보면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는 공간과 시간, 그것이 행복의 전부인데 말이다.


▲ 콜라쥬로 '미래의 집' 꾸미기

만들기 종이, 색연필이나 크레용, 인테리어 잡지나 카탈로그, 가위, 풀 등을 준비한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와 함께 이 다음에 어른이 되고, 엄마 아빠가 돼서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 집의 모습을 그려 보게 한다. 종이가 클수록 좋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집의 모양이 점점 구체화되는 걸 알 수 있다. 아파트도 좋고, 단독주택도 좋고, 어떤 상상 속의 모양도 좋다. 다 그린 집을 오려낸 후 다른 한 종이에 대고 똑같은 모양의 집을 하나 더 그리고 오려낸다. 오려낸 종이에는 집의 내부 모습을 꾸며 보게 한다. 단층집도 좋고, 2층집도 좋다. 잡지에서 마음에 드는 가구와 소품을 오려붙이며 맘껏 꾸미게 한다.



강아지 키우는 게 소원인데 엄마의 반대로 아직도 꿈만 꾸고 있는 우리 집 꼬마들은 집 안에 사람만 한 개 사진을 하나 떡 하니 붙여 놨다. 사진 속의 왼쪽 집은 소야의 미래의 집이다. 예외없이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도 마당 한 켠에 딱 준비되어 있다.ㅋㅋ 오른쪽 집은 린이가 꾸민 집인데 아직 완성이 안 된 채로 있다. 왜 그런지 물었더니, 아직 좀 더 쇼핑을 해야 한다길래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 그림책이 아닌, 어른들이 보는 잡지를 자기들도 맘껏 볼 수 있다는 것, 그걸 뜯어내고 오리면서 엄마랑 함께 온 방바닥에 어지르고 이야기를 나누며 깔깔거린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행복해 한다.
* 윤주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10-14 17:51)
* Ma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8-27 03:45)
* Ma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8-27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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